[정명석 시인의 영감의 시]
조각달
닫다 만 창틈으로
초아흐레 조각달이
침묵 속에 서쪽으로 기우는구나
아
내 어린시절
저 달을 보고
동네마을 어귀에서
저 달이 푸-욱 서쪽으로 기울도록
동네 애들과 뛰놀던
그날 밤이 생각이 나는구나
어쩜 그리
처음 만난 소녀처럼
그렇게도 침묵 속에
말도 없이 서쪽으로 가기만 하느냐
은은히 비추이는 저 달은
낮의 찬란히 비추이는 태양보다도
오히려 내 마음을 사로잡는구나
옛 시인 이태백이
널 보고 미쳐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지
한잔 술에 인생 늙는 줄을 모르고 산
이태백뿐이랴
달을 보면 모두 사색에 잠기고
고향 생각에 넋 빠지고
애인 생각이 울적 나
[정명석 시인의 영감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