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큰 가르침
회상 3
"자식들이 부모 맘을 잘 모르듯 나의 기쁨과 어려움을 잘 모를 거야. 나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기쁨을 일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이곳을 아름다운 장소로 빨리 개발하여 드리고, 너희들이 이곳에서 마음 놓고 목이 터져라 찬양하고, 기도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뛰노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다.
일한 표는 나지만 놀아 버린 표는 나지 않는다. 시간은 우리들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렇게 쉬지 않고 일하시면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과로는 암보다 더 무섭다고 합니다."
"과로 무섭고, 암도 무섭지. 하지만 마냥 놀기 좋아하고 재미있게 노는 것만 찾고, 게으른 것은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다. 암은 육체만 죽게 하지만 게으른 병은 몸과 정신을 같이 죽게 하는, 암보다 더 무서운 마음의 병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몸살이 난 것 같습니다."
"좀 피곤한 것 가지고 쉬면 어떻게 하냐? 몸살이 났어도 일하면 다 풀어진다. 일은 일로 풀어야지. 일하면서 짬짬이 쉴 수 있고, 간식 먹는 시간도 있다.
사람이 피곤하다고 자꾸 쉬어 버릇하면 몸이 버릇돼서 늘어지고 자꾸 쉬고 싶어진다. 인생은 연습이 없고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그냥 거저 되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자신을 스스로 만들고 강하게 연단하면서 살아야지 누가 도와주고 키워 줄 사람이 없다.
성공한 사람은 그냥 된 것이 아니라 성공한 이유가 있다. 나도 지금 연단하는 것이다. 이 고비를 넘기면 연단돼서 몸이 더 강해진다. 염려 말고 어서 가서 자거라. 나는 마무리할 일도 있고, 내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해야 하니."
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선생님께서는 벌써 일어나셔서 마당에 서 계셨다.
"벌써 일어나셨어요? 몸은 어떠세요?"
"괜찮다. 너희들이 걱정이지. 나는 염려할 것 없다. 벌써 일어나 산에 가서 기도까지 마치고 내려왔다."
선생님께서는 일 때문에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하시고 아침은 거르기도 하고 점심은 참으로 나온 국수나 간식으로 때우실 때가 많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젊은 우리들도 녹초가 되는 날이 있었다.
어느 날 일하던 중에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 안 오나?"
"왜?"
"비 오면 쉬려고."
"누가 못 쉬게 했냐? 힘들면 쉬지. 강제로 하는 일도 아니고. 오늘은 집에 가서 푹 쉬고 나중에 다시 오지 그래?"
"아니, 비가 오지 않아서 운동장에 흙먼지가 하도 나서 하는 소리야. 바람 불면 눈을 뜰 수가 없잖아."
그때 내가 끼어들었다.
"힘든 사람 있으면 쉬어 가면서 하고, 일 있는 사람들 가서 일들 보고, 휴가 끝나는 사람들 미리미리 가서 출근 준비해서 실수 없이 출근하도록 하라고. 그날 닥쳐서 허둥대지 말고. 나도 피곤하고 힘드네. 비 오면 하루 쉬면서 사우나도 가고, 삼겹살도 한번 먹으러 가지."
며칠이 지났을까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잘됐네. 오늘은 푹 쉬어야겠다. 오늘은 푹 쉬면서 점심에는 삼겹살 먹으러 가야겠다. 나는 선생님께 다녀올테니 아침 먹고 기다려."
선생님 숙소 쪽으로 가니 선생님께서는 나오셔서 운동장 끝에 서서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괭이로 물꼬를 트고 계셨다.
"선생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침은 드셨어요?"
"아니, 새벽부터 비가 와 산에 못 가고 기도 끝내고 방에서 바로 나왔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면서
"선생님, 저도 빨리 가서 사람들 데리고 오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너무 민망하여 빠른 걸음으로 식당으로 돌아오는데 내 발걸음은 무거웠다.
'내 생각이 이렇게 짧을 줄이야? 누가 그랬지. 주인과 종은 생각이 다르다고 했는데 그 말 참 맞는 말이구나.'
급히 식당으로 돌아온 나는 사람들과 같이 선생님이 계신 곳으로 달려갔다.
온종일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