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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목사소개/정명석목사의삶

[나만이 걸어온 그 길] 17. 인생과 경제

정명석 목사의 <나만이 걸어온 그 길> 중

인생과 경제  

  

 누구든지 자기 인생길은 자신이 걸어가야지, 남이 못 걸어 가주는 법이다. 인생들 모두 삶의 공통점은 있을지라도 삶의 그 개성은 각각 다르며 그 나름대로 삶의 길 또한 다르다.

 모든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겠지만 특히 나는 살아오면서 배고픔의 고통을 많이 받아왔다. 다시 말해서 돈의 구애를 많이 받아왔다는 것이다. 육신은 돈이 없으면 만 가지 고통을 받게 되는 법이다. 내가 젊었을 당시에는 경제가 시대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1960년대는 그야말로 민족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가난하던 때였다. 너무 배가 고프고 가난하여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자지를 못했다. 돈이 없어 웬만하면 걸어서 다녔고 차라고는 가끔 짐차를 타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것도 집으로 오는 길에 운이 좋아서 짐차를 마주치게 되면 그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15살 때 월명동 우리집에서 논산 훈련소까지 걸어서 갔다온 적이 있었다. 큰형님이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을 때인데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도 그의 아들들이 군에 가서 그날 같이 면회를 갔던 것이다. 차가 없으니 90리 길이지만 걸어서 갔다. 같이 간 동네 아주머니들이 가는 길에 발병이 나서 더 걷기 어렵다고 하면서 내 등에다 자기들이 해가는 몇 되씩의 떡을 다 짊어지워 주고, 또 우리 어머니 떡 보따리까지 모두 짊어졌다. 아마도 모두 합해서 20킬로그램 이상의 무게였던 것 같다.

 훈련소에 도착하니 해가 서산에 몇 발만 남아있었다. 4월 봄날이라 해가 긴 때라고 하지만 참으로 많이도 걸은 것을 생각할 때 지금의 나도 놀란다. 어른들이 하루 잘 걸어야 100리를 걷는다고 하는데 그 무거운 떡짐을 짊어지고 90리 길을 15살의 나이로 걸었으니…. 대단했던 그날이 생각나 이 글을 쓴다.

 그 후에 전국으로 전도하러 다닐 때도 전주, 대전, 공주 등은 모두 걸어다녔다. 버스는 있었지만 돈이 없어서 걸어다닐 수밖에 없었다. 내 고향에서 가까운 금산은 왕복 24킬로미터 80리 길인데, 도표를 확대해서 그릴 때도 그곳을 걸어다니기가 일쑤였다. 그때는 고무신이나 구두나 신는 대로 신발이 너무 잘 닳았다. 그래서 구두 굽도 자주 갈아 신었던 것이 기억에 새롭다.

 70일이나 굶고 돌아다녔던 경기도 광주 시절, 골목길 초등학교 앞 상점을 지나갈 때 삼립빵이 상자에 수북히 담겨있었으나 그것을 집어먹지 않았다. 배가 무척 고팠지만 양심은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뒤를 따라오던 개는 상점 앞에 담겨진 그릇의 빵을 슬며시 물고는 눈을 흘끔거리며 사라졌다. 그때 ‘개와 내가 다른 점이 이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요즈음 아무리 돈이 없는 때라고 해도 비양심적으로 산다면 그 누구라 해도 개만도 못한 사람이 되고 만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돈에 욕심을 부리고 비양심적으로 돈을 모은다면 아마도 우리 인생들의 형편이 더 말이 아니게 되고 말 것이다. 나도 지도자이지만 지도자가 되었든, 주권자가 되었든 자기 돈 이외의 돈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만일 돈에 욕심을 부리게 되면 성경대로 말한다면 종국에는 생명을 뺏기게 되고야 말게 된다.

 사도행전 5장에 나오는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땅을 팔아서 하나님 앞에 감격하며 드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해 놓고서는, 땅을 팔고 보니 큰 돈이 보여 그 돈의 얼마를 숨기는 욕심을 부렸다가 결국 돈 때문에 자기를 속이고, 남도 속이는 더러운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사람은 그들을 심판했고, 그러면 안 된다는 양심을 꾸짖었다. 그들은 돈 욕심 때문에 죽음의 심판을 받고야 말았다. 국가 돈이나, 남의 돈에 욕심을 내고 자기 것으로 꼽치는 자는 다 하나님께서 심판하셔서 종국에는 다 그렇게 되고 말 것이다. 

 성서의 여호수아서를 보면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할 때 아간이 전쟁터에서 취득한 물건에 욕심이 나서 그 중 얼마의 물건을 훔쳐 숨겨두었다. 그 뒤 여호수아 군대가 싸움을 해도 이기지를 못하게 되자, 여호수아가 이를 이상히 여겨 조사한 결과 죄인 아간을 잡아냈다. 아간의 돈과 물질에 대한 욕심이 낳은 죄로 인하여 아이 성을 결국 뺏지 못하게 되는 역사적인 결과를 낳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 민족도 누구든지 국가 돈이나 자기 돈이 아닌데 그것에 욕심을 부리고 돈 도둑질을 하는 자들은 아간처럼 되고야 말 것이다. 여호수아는 아간을 백성 중에서 이끌어내어 돌로 쳐죽여 버렸다. 돈이 무엇인지 생명까지 뺏겨 가면서도 벌려고 하고 숨기고 꼽치는지….

 하나님은 “돈을 사랑하지 말고 나 여호와를 사랑하라”고 하셨다. 악인이 모은 재산은 의인에게 주고야 말겠다고 하나님은 잠언을 통해서 말씀하셨다. 나는 내 개인 돈이라고는 한국에 있는 은행에나 스위스 은행에나 10원도 넣어놓은 일이 없다. 그러니 돈에 대한 욕심으로 죄를 범하지 않은 내가 기도하면 잘 들어줄 것을 알고 매일 기도한다. 나는 돈을 전혀 만질 수가 없어서 돈을 꼽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이 따르기에 얼마든지 돈을 내 것으로 숨겨둘 수 있는 여건이 많은 입장이지만, 돈보다 목숨이 귀한 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가치 있는 인생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전하는 자가 돈을 보게 되면 세상만 보이게 된다. 그런데 돈 욕심을 부리면 하나님이 꼭 심판하시고 말게 된다.

 2천년대가 되면 누구는 불 심판이 있어서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처럼 되는 말세가 온다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해와 달이 떨어지고, 지구가 불로 타버리는 심판은 없을지라도 온 인류를 향한 심판은 꼭 하신다고 기도할 때마다, 외칠 때마다 하나님은 말씀하였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고 성서의 야고보서에서는 말했다. 그와 같이 지금 우리 민족은 돈에 대한 욕심을 부려 경제 사망을 낳게 된 것이다. 이제는 모두 털어놓는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야 되겠다.